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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탐구- "화성탐사선 로버 퍼시비어런스"카테고리 없음 2022. 4. 10. 16:32
2020년 7월 30일, 미국 캐이프 커너배럴 기지에서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가 발사되었다. 퍼시비어런스는 약 7개월의 비행을 마친 뒤 화성에 착륙하게 된다. 탐사 로버란 궤도선이나 착륙선과 달리 지표면을 이동하면서 탐사 임무를 수행하는 장치를 말한다. 1997년에 소저너 로버가 처음으로 화성 땅을 돌아다닌 뒤로 NASA는 네 대의 로버를 화성에 보냈다.
제 5대 로버 퍼시비어런스
2004년에 도착한 쌍둥이 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각각 6년과 15년 동안 탐사 임무를 수행했고, 움직이는 과학실험실 큐리오시티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임무를 수행중이다. 제 5대 로버 퍼시비어런스는 기본적으로 큐리오시티와 동일한 모델로 만들어졌다. 큰 성공을 거둔 큐리오시티의 설계를 채택하면 비용과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9년 만에 보내는 새 로버인 만큼 성능이 향상된 장비들과 새로 부여된 탐사 임무도 가지고 있다. 네 오늘은 업그레이드된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에 대해 알아보자. 특히 우주선의 착륙 과정을 집중적으로 알아볼까한다. 4억 7천만km를 날아온 우주선이 처음으로 화성의 대기를 만난다. 대기 진입 10분 전에 그동안 우주선의 비행을 도왔던 운항 장치가 분리되고 캡슐 모양의 에어로쉘만 남다.
화성탐사선
이제 대기에 진입하게 되면 급격한 감속 작업이 시작된다. 행성 탐사선에 있어서 가속만큼 중요한 것이 감속이다. 이때까지 화성에 착륙한 탐사선의 성공률은 40% 수준이다. 절반 이상이 속도 조절에 실패해 지면과 충돌한 것이다. 퍼시비어런스에게 주어진 감속 시간은 6분50초이다 . 대기 진입부터 터치다운까지 6분50초! 7개월을 날아온 퍼시비어런스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간이다. 착륙 6분50초 전, 고도 125km 지점에서 대기에 진입한다. 대기 진입 속도는 초속 5.9km, 총알보다 네다섯 배나 빠른 속도이다. 유성처럼 떨어지는 우주선을 보호해주는 것은 열차폐막이다. 최대 1300도의 열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열차폐막이 우주선의 하강 속도를 줄이면서 대기 진입 때 발생하는 열을 막아준다.
4분 동안 자유낙하를 하다 고도 11km가 되는 시점부터 는 낙하산으로 하강하게 된다. 기존의 낙하산들은 특정 속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펼쳐졌지만 퍼시비어런스의 낙하산은 우주선과 목표 지점의 거리를 고려해서 최적의 타이밍에 펼쳐지게 된다. 이 기술을 레인지 트리거라고 한다. 착륙 2분 50초 전, 고도 11km 상공에서 레인지 트리거가 작동한다.
만약 우주선이 목표지점을 조금 지나칠 것 같으면 낙하산이 일찍 펼쳐져서 제동을 걸어주고, 목표지점에 미달할 것 같으면 늦게 펼쳐져서 더 나아가게 한다. 덕분에 착륙지의 오차는 몇 km 이내가 된다. 착륙 2분30초 전, 고도 8km 상공에서 열차폐막이 분리된다. 퍼시비어런스의 착륙 과정은 큐리오시티 때와 동일한다. 그러나 착륙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몇 가지 신기술이 추가되었다. 그중 하나가 '지형비교 내비게이션'이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착륙지의 사진을 찍으면 로버는 그 즉시 사진속 지형과 목표착륙지점을 비교분석한다. 혹시 비슷한 지형이거나 위험한 지형이라고 판단되면 새로운 경로를 설정해준다.
이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특히 퍼시비어런스에게 꼭 필요한 기술처럼 보이다. 퍼시비어런스의 착륙지인 예제로 크레이터는 가파른 절벽과 사구, 바위 등이 사방에 흩어져 있는 험준한 지형이기 때문이다. 만약 예상치 못한 절벽이나 계곡을 만나면 로버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NASA가 일부러 험준한 곳을 고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예제로는 슬라브어로 호수란 뜻이다. 오늘날의 예제로 크레이터는 삭막한 모습이지만 과거에는 이름처럼 물이 존재했던 곳으로 판단된다. 그 근거는 삼각주이다.
예제로 크레이터에 넓게 펼쳐진 삼각주는 수백만 년 동안 물이 흘러야만 만들어질 있는 지형이다. 주변에 광물질들이 물에 휩쓸려 크레이터 안으로 넘어 온 것처럼 보이는 증거들도 발견된다. 퍼시비어런스의 최우선 임무는 화성 생명체의 기원을 찾는 것이다. 물이 말라버린 호수를 돌아다니며, 고대 생명체의 흔적이 담긴 암석을 채집해서, 생명의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다. 착륙 1분 전, 고도 1.6km 상공에서 낙하산과 함께 로버를 보호하는 백쉘이 떨어져 나갑니다.
마침내 퍼시비어런스 로버가 모습을 드러냈다. 로버는 최종 감속을 도와줄 제트팩에 연결되어 있다. 이제 마지막 터치다운만 남았다. 과거의 가벼운 로버들은 에어백을 사용해 터치다운을 했다. 하지만 무게가 1톤에 달하는 큐리오시티나 퍼시비어런스에겐 에어백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초대형 에어백을 탑재하기 위해 다른 장비들을 포기할 순 없으니까 말이다. NASA가 선택한 방법은 스카이 크레인이다. 수송 헬리콥터에서 사용하는 고강도 케이블 운송법이다. 착륙 20초 전, 20m 상공에서 로버가 스카이 크레인에 매달려 내려옵니다.
감속은 거의 완료되었다. 그러나 작은 충격으로도 로버가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하강 작업을 해야한다. 로버가 흔들리면 제트팩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움직이면서 중심을 잡아준다. 터치다운! 드디어 퍼시비어런스가 화성에 착륙했다. 마지막 착륙을 도운 제트팩이 로버의 안전을 위해 수백 미터 떨어진 곳으로 날아가 추락한다
. 퍼시비어런스의 크기는 대략 승용차 정도이다. 무게는 1톤이 조금 넘고 동력으로는 플루토늄-238이 자연붕괴될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한다. 퍼시비어런스의 최소 활동 기간은 화성 시간으로는 1년, 지구 시간으로는 687일이다. 선배 로버들이 그랬듯이 최소 활동기간보다 더 오래 살아남기를 기대해본다. 퍼시비어런스에는 일곱 개의 최신 장비들이 탑재되어 있다. 퍼시비어런스의 장비들을 간단히 알아보자. 줌 기능이 있는 마스트-Z 카메라는 선명도가 높은 이미지를 촬영한다. 수퍼캠은 원거리에서도 암석과 먼지 등의 화학조성을 분석할 수 있다.
메다는 온도, 습도, 풍향 등 화성의 환경을 분석한다. 로봇 팔에 달린 셜록은 자외선 레이저를 쏘아 암석의 광물조성을 파악하고 유기화합물을 감지한다. 픽슬 엑스레이 스펙트럼 분광기로, 암석과 먼지의 화학조성을 분석한다. 림팩스는 땅을 파서 화성 지하의 지질구조를 파악한다. 퍼시비어런스의 임무 중에는 화성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들도 있다. 큐리오시티가 암석을 분쇄하기만 했다면 퍼시비어런스는 암석의 핵심부를 분필 크기 정도로 절단해 캐시에 보관해둡니다. NASA는 후속 화성 탐사 임무를 통해 이 암석 샘플을 지구로 회수할 예정이다. 직육면체 형태의 목시는 일종의 산소생성장치이다. 화성 대기의 96%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생성해내는 기술을 시험하는 것이다.
성공하게 된다면 유인탐사 가능성도 한 단계 높아지겠네요. 가장 눈에 띄는 장비는 드론 헬리콥터이다. 인제뉴이티라는 이름의 이 드론은 약 300m 거리를 비행하면서 자체 탐사임무도 수행하고, 로버의 내비게이션 역할도 수행한다. 홀로 활동했던 선배 로버들과 달리 퍼시비어런스는 짝이 있어서 좋겠다. 퍼시비어런스에는 과학적 임무와 다소 동떨어진 물건들도 실려있다. 전세계 1090만 명의 이름을 담은 마이크로칩 3개가 실려있다. 사전에 NASA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받았던 이름들이다.
자신의 이름을 화성의 남기고 싶은 분들은 NASA의 다음 화성 미션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다. 퍼시비어런스가 발사된 2020년은 전세계가 코로나19와 싸우던 한 해였다. 신종 바이러스와 고군분투 중인 전세계 의료진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퍼시비어런스의 바퀴에는 뱀이 그려져 있다. 고대 유럽에서부터 뱀은 치유와 의학을 상징한다. 마스트캠-Z 카메라에 박테리아, 양치류, 공룡 등의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다. 카메라 보정용 색상견본에 지구의 고대 생명체들을 그려넣은 것이다. 화성에서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로버에게 지구의 고대 생명체들이 응원을 해주기 위함이다. 퍼시비어런스에는 운석의 일부도 실려 있다.
SaU008로 명명된 이 운석은 약 60~70만 년 전에 화성에서 떨어져 나와 지구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60~70만 년 만에 고향으로 되돌아갔네요. 네 오늘은 퍼시비어런스만 알아봤지만 사실 퍼시비어런스가 발사될 때 또 다른 화성 탐사선 두 대가 더 발사되었다. 아랍에미리트의 화성 궤도선 아말이 2020년 7월 20일에 발사되었고, 3일 뒤에는 중국의 텐원1호가 발사되었다. 아랍에미리트의 화성탐사 도전은 전세계에서 일곱 번째이며 중동국가로는 처음이다. 중국의 화성탐사 도전은 2011년 잉워1호 실패 이후 두번째이다. 톈원1호는 최초로 궤도선, 착륙선, 로버를 모두 포함한 행성 탐사선이다. 세 탐사선의 발사 시기가 엇비슷한 이유는 화성 가는 날에도 성수기가 있기 때문이다.
화성과 지구는 대략 2년마다 가장 가까워지는데 이때 맞춰 여행길에 올라야 시간과 연료를 줄일 수 있다. 어쨌든 동시에 우루루 몰려가는 것 같아서 화성탐사 경쟁에 더욱 불이 붙은 것처럼 보이네요. 아직은 화성탐사 가져다줄 단기적인 이익이 얼마가 될지는 불확실한다. 그러나 그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화성탐사가 지속될 것은 분명해 보이다. 어쩌면 살짝만 걷혀도 2년 마다 우루루 몰려가게 될지 모르겠다. 100년 전에는 화성들의 지구침공을 걱정했다면, 지금은 지구인들의 화성침공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